브라이언 윌슨 Emon's Diary

가끔씩 무언가 막힌 느낌이 들 때 마다 트는 앨범 중 하나 Pet Sound.
Beach Boys의 역대급 걸작이자 브라이언 윌슨이 무대에 서는 것보다 창작자로서 스튜디오 세션 작업에 골몰한 앨범.

듣기에는 편안한(?) 멜로디들이지만 막상 피아노로 쳐보면 장난이 아니다.
특히, 기존의 피아노 반주법(멜로디 아래에 코드 루트와 구성음을 얹는 것 등등)으로는 그 느낌을 재현해 낼 수가 없다. 뭐 내가 피아노를 잘 못치는 탓도 있겠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곡 안에 있는 것 같다. 브라이언 윌슨의 모든 작업들은 멜로디에 받쳐주는 리듬, 멜로디와 기타 구성음이 아니라, 보컬, 베이스, 기타 및 전 파트가 각자의 동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 정말 클래식 총보를 보는 느낌.  

무슨 얘기냐면, 가령 Wouldn't it be nice로 들면
아래 건반들은 딴~딴따딴딴 따다따- 이 동기가 진행되고 있고 그 위에 우든 잇비 나이스 하면서 멜로디가 실리는 것. 
모든 파트에 스토리가 있다보니, 멜로디 먼저 따고 그기에 맞는 코드를 얹는다고 곡의 느낌이 전혀 살아나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구간구간 동기별로 전조가 너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서, 막상 멜로디를 따서 쳐 보면 연주가....어렵다!! 어려워!!!!

그리고 절망하게 되는 것은...각 동기를 따로따로 쳐 봐도, 예를 들어 보컬라인과 베이스 라인을 따로따로 쳐봐도, 그 선율 자체로도 너무너무 아름답다는 것이다. 아 이게 천재인가요.... 부담스럽지 않은데 빈틈이 없는 멜로디. 반음과 도약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묻어있어서, 요새 쓰는 중인 곡 멜로디와 비교했을 때 코드적으로도 갈 수 있는 길이 정말 많다. 많으면서도, 다른 편곡 없어도 그 자체로 핑핑 살아있다.

새삼 브라이언 윌슨이라는 뮤지션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하면서도, 그의 인생이 얼마나 고달팠을 지 안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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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n0830